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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타인의 신뢰를 얻는 방법 -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by WanderingStar 2021. 8. 17.

* 본 글은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책 Part 2의 "당신은 얼마나 취약한가"를 읽고 정리하며 느낀점/행동계획을 기록한 글입니다.

내용 정리


Part 2의 핵심은 내 생각에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취약성 고리 형성 -> 신뢰 -> 협동의 선순환


취약성 고리 (vulnerability loop)란 A가 자신이 취약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B가 이를 감지하여 자신도 취약하다는 신호로 화답한 후, 취약성을 공유하자는 무언의 합의가 세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취약성' (vulnerability) 이라는 말은 단순히 약점 (즉 weakness) 가 아니고 더 넓은 의미인 것으로 생각된다. 즉, '취약성을 드러낸다'라는 말은, 개인적인 약점을 드러내는 것을 포함해서 두려움이나 야망, 꿈, 나의 동기 부여 등 솔직성에 기반한 더 깊은 감정의 공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무언가 상대가 나한테 굳이 얘기할 필요가 없는, 보통 숨기고자 하거나 내밀한 그 어떤 것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취약성 고리를 형성하게 되면 서로간에 신뢰도가 높아진다. 보통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낸다고 생각하나, 실제로는 취약성은 신뢰에 뒤따르는 것이 아니라 선행한다.

취약성이 지속적으로 공유되면서, 구성원들은 정서적으로 충만해지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며 더욱 가까워진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취약성을 숨기려 들지만, 정작 취약성을 드러내는 행도은 신뢰를 높이고 협동을 형성하는 통로가 된다.

고도의 취약성과 상호 교류의 경험 (밀착 프로그램) 이 강한 팀워크를 만든다. (ex. 네이비실의 통나무 PT, 업라이트시티즌의 해럴드, 핑크팬더의 작업준비과정)

2. 취약성과 진실성을 드러내게 하는 방법들


네이비실의 AAR (After Action Review, 사후 평가) - 제도화된 방법론

대원들은 각 임무가 끝나고 수행해던 임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 순서에 따라 모든 의사 결정을 비롯해 모든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여기에서 숨기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사람들이 배울 수 있도록 일어난 일의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 함께 모여 지난 일을 분석하면 모두가 사건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알게 된다. 사람들은 경험과 실수를 모두 공유하며,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고, 집단 지성을 구축할 수 있다.

매 임무마다 AAR을 수행함으로서 대원간 신뢰에 기반하여 취약성을 드러내고, 이는 다시 더 큰 신뢰와 협동의 기반이 된다.

나이퀴스트와 로시 기베치 - 교류와 공감, 동조를 통한 자연스러운 무장 해제

나이퀴스트와 로시 기베치는 사람들과의 교류와 공감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와 대화하는 사람들이 교착상황이나 문제점 들을 해결하고 잠재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느낀점과 생각거리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보통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에게는 완벽하고 빈틈 없는 모습, 막힘없이 척척 업무를 해 내는 모습이 믿음직하게 보이고 신뢰를 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리더의 입장에서는 부하직원에게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다들 취약성을 드러내고 상대방이 이에 화답함으로서 신뢰가 증진되었던 경험들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취약성의 고리가 신뢰와 협동으로 이루어진다는 저자의 생각에 크게 공감하였다.

어려운 문제는, 어떻게 취약성의 고리를 성공적으로 "형성"하느냐 일 것이다. 취약성의 고리 형성 방법은 책에서 아래와 같이 설명된다.

1. A가 자신이 취약하다는 신호를 보낸다.
2. B가 신호를 감지한다
3. B도 자신이 취약하다는 신호로 화답한다.
4. A는 신호를 감지한다
5. 취약성을 공유하자는 합의가 세워지고, A와 B사이에 신뢰도가 높아진다.

포인트는 A가 보낸 취약성의 신호에 B가 자신도 취약하다는 신호로 화답해야 한다.

내가 B라면 비교적 쉬울것이다. 상대방이 보내는 취약성의 신호를 받으면 신뢰도를 높일 기회가 왔음에 감사하며 나도 취약성으로 화답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것이 반복된다면 신뢰는 절로 굳건해 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내가 A라면? 즉 먼저 취약성의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무래도 꺼려진다. 가령 상대가 내가 보낸 취약성을 역으로 이용하거나, 외면하거나, 비난하거나 하면 오히려 더 나쁜 관계로 빠지기 쉽다. 더군다나, 내가 취약성의 신호를 보냈다는 얘기는 아무래도 내가 신뢰를 얻고 싶은 사람에게 보냈을 것 아닌가? 신뢰를 얻고 싶었으나 결과가 신뢰가 더욱 깨지게 된다면, 아무래도 주저된다.

그러한 측면에서 위에 얘기한 나이퀴스트로시 기배치의 예는 참고할 만 하다. 이 두 사람은 타고난 성품에 기인한 따뜻함과 열린 자세로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보살펴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사람들은 그들과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취약성의 신호를 보낸다. 나이퀴스트와 로시 기배치처럼 할 수 있다면, 내가 상대방의 취약성의 신호를 받고 이에 화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신뢰를 형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책의 몇 부분을 인용해 보겠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나이퀴스트에게는 2가지 특징이 있었다. 우선 그는 심성이 따뜻했다. 그와 함께하면 누구나 아버지 같은 온기를 느꼈다. 두번째로 끊임없는 호기심을 보여주었다. 다양한 과학적 분야로 구성된 이 곳에서, 나이퀴스트는 폭넓고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연관 관계를 찾으려고 시도했다. "나이퀴스트의 머리는 아이디어와 질문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벨 연구서의 기술자 채핀 커틀러는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사람들을 사고의 장으로 끌어들였어요."

(중략)

나 또한 여러 집단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따뜻함과 호기심을 지닌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워낙 많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그들을 '나이퀴스트족'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예의 바르고 신중하고 노련한 청자였으며, 주변에 다가가면 안전한 기운과 사람들을 북돋우는 분위기가 묻어났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다양한 분야에 깊은 지식이 있었고, 그들이 던지는 질문은 아이디어와 의욕을 자극했다.

(중략)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주도하는 편은 못 되죠. 주로 한 걸은 떨어져서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하는 편이에요. 분명하고 간단하고 불필요해 보이는 질문들이죠. 하지만 이런 질문들을 던지면 뭐가 어떻게 진행 되는지 알 수 있어요"

(중략)

기베치는 플라이트를 진행할 때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접근한다. 대부분 대화를 통해 이 절차를 시작하며, 팀이 고민하던 이슈를 디자인의 관점 (어디에 장벽이 있는지?)과 팀워크의 관점(어디에서 마찰이 일어 나는지?)에서 파악한다. 이러한 밑그림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아 긴장을 완화시키는 질문을 던지며 프로젝트와 팀의 현 상황을 명확히 깨닫도록 유도한다. 기베치는 이 일련의 과정을 가리켜 표면화 (surfacing)라고 부른다.

"개인적으로 '교류'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기베치는 말했다. "제 입장에서 모든 대화는 똑같습니다. 사람들의 인식, 흥분, 동기 부여를 자극해 더 큰 영향을 미치도록 만들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저마다 다릅니다. 따라서 그들의 생각을 편하게 나누도록 하려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결단력의 문제가 아니라 발견의 문제입니다. 적재적소의 질문을 제대로 던지는게 핵심이죠"

(중략)

"로시에게는 강인한 면이 묻어납니다. 그녀는 의제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의제가 숨어 있습니다. 아주 부드러운 유도책이죠. 그녀의 도구 상자 가운데 가장 강력한 도구는 시간입니다. 그녀는 대화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인내하며 대화를 나누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합니다."

"로시는 늘 때를 놓치지 않습니다. 늘 상대를 자극하고 뒤흔들어 눈앞에 있는 것 이상을 생각하도록 돕습니다. 늘 확실하고 뚜렷한 것에서부터 질문합니다. '그건 잘못됐어'라는 식으로 논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대화 속에 유기적으로 녹아 있죠"

기베치가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태도를 지켜보면 마치 노련한 육상선수를 관찰하는 느낌이 든다. 그녀는 두 눈으로 가이거 계수기처럼 상대의 기분과 표현 방식의 변화를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한다. 그리고 일정한 주제에서 조금이라도 긴장감이 묻어나면 놓치지 않고 원인을 찾기 위해 설계한 질문을 던진다. 그녀는 늘 한마디씩 덧붙인다. '아마 그런 경험 있을 거에요.', '당신이 하는 일도 비슷할 거에요', '여기에서 말을 멈췄던 이유는...'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교류의 신호를 발산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편히 마음을 연 상태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진실을 말하게 된다.

(중략)

"미묘하다는 말이 핵심입니다. 그녀는 잘난척하지 않습니다. 아주 열린 자세로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보살펴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킵니다. 로시는 자신의 생각을 완전히 멈추고 상대방과 질문에 오롯이 집중하며 질문이 뜻하는 바를 파악합니다. 상대방을 어디론가 끌고 가지 않습니다. 그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죠. 그녀의 진정한 강점입니다."

"공감이란 단어는 아주 부드럽고 멋지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벌어지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요. 로시의 행동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어떤 행동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지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그 행동이 늘 예의 바른 것은 아니에요. 상대방을 잘 알아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는 것도 그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도움과 칭찬을 원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비판과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다짐,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는 채근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그녀가 베푸는 가치입니다."

(중략)

"자신이 말하는 순간에 상대방에게 공감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사람의 말이란 아주 복잡합니다. 말하려는 것을 생각하고 줁비해야 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스스로의 생각에 매몰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는 그렇지 않아요. 듣고 있으면 시간에서 해방됩니다.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게 되죠. 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상대방과 완전히 이어지느냐의 문제일 뿐입니다."

친밀감은 조금씩 변화하지 않고 한순간에 변해버린다. "동조가 일어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정말로 하나가 되는 것처럼 한껏 상대의 존재를 느끼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서로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순간이죠. '지금까지와 달리 앞으로는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겠네요. 우리는 서로 이미 변한 것을 알고 있죠'라고 말이에요"


여러가지 좋은 말들이 있지만 아래와 같이 분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1. 기본 성품
- 심성이 따뜻하다
- 끊임 없는 호기심을 보여주었다
- 주변에 다가가면 안전한 기운과 사람들을 북돋우는 분위기가 묻어났다

2. 대화의 방식
- 예의바르고 신중하며 노련한 청자이다
- 던지는 질문은 아이디어와 의견을 자극한다
- 한 걸음 떨어져서 먼저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한다. 분명하고 간단하고 불필요해 보이는 질문들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을 통해 뭐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파악한다
- 사람들을 끌어모아 긴장을 완화시키는 질문을 던지며 프로젝트와 팀의 현 상황을 명확히 깨닫도록 유도한다
- 의제를 제시하지 않지만 이면에 의제가 숨어있다.
-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인내한다
- 늘 확실하고 뚜렷한 것부터 질문한다
- "그건 잘못됐어" 라는 식으로 논쟁을 일으키지 않는다
- 교류의 신호를 발산하는 말을 덧붙이며 대화의 긴장감을 줄인다.
'아마 그런 경험 있을 거에요.', '당신이 하는 일도 비슷할 거에요', '여기에서 말을 멈췄던 이유는...'
- 대화 상대방의 특징과, 대화상대방의 변화에 집중하면서 적재적소의 질문을 던진다.

3. 기타
- 다양한 분야에 깊은 지식이 있었다

위 대화들을 종합하면 나이퀴스트와 기베치가 1) 어떻게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만드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2) 어떻게 올바른 결과를 이끌어 내도록 유도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올바른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것은 단순히 상대방의 얘기를 듣기만 하고 공감을 통해 마음의 안식을 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해결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매력적인 이야기인데, 나의 경우 상대방의 고민을 해결해 주지도 못하면서 공감의 표시만 해주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얘기의 대나무 숲 같은 존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대화 기법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서로간에 도움을 주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Action Plan

그래서 다음과 같은 Action plan을 세워 본다.

1. 책에서 얘기하는 대화 기법을 일상 생활에 적용해 본다
- 따뜻한 심성, 끊임 없는 호기심, 안전한 기운과 사람들을 북돋우는 분위기
- 간접적, 외면적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점점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연습을 해 본다
- 상대방을 관찰하고, 대화 중간의 기분과 표현방식의 변화를 감지하려고 노력하면서 적절한 이야기를 해 주도록 노력한다. 때로는 도움과 칭찬, 때로는 비판과 채근
- 논쟁을 하지 않고 교류의 신호를 발산하는 말들을 덧붙인다.

2. 팀원들을 대상으로는 AAR과 같은 취약성을 공유할 수 있는 기구를 생각해 본다.
- 다만, 안전함을 느끼고, 비난을 위한 것임을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3. 주변 사람들이 보내는 취약성의 신호를 예민하게 잘 캐치하고 신뢰감 향상의 계기로 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