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까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 '연금술사' 중에서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이 말은 내 생각에 다음의 의미를 갖는다.
1.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은 행복을 준다
2.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방울을 잃게 되면 불행하다
3. 어느 하나 만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여 다른 것을 소홀히 한다면 행복에 도달하기 어렵다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방울'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지켜야 할 나의 가치 등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행복을 가져다줄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란?
흔히들 얘기하는 아름다운 풍경, 멋진 경험으로 알려진 것들도 많지만, 알려지지 않은, 경험하기 힘든 미지의 것들도 많을 것이다. 또한 단순한 일회성 경험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복잡한 경험, 가령 회사를 세워 운영해 보는 것, 높은 공직에 오르는 것, 오랜 시간 피나는 연습을 통해 어떤 한 분야의 최고가 되는 것 등 모든 것을 포함할 것이다.
아름다움은 다분히 주관적인 것이고 같은 사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내가 생각하기에 저자의 이야기의 핵심은, 더 많은 것들을 보라, 세상엔 당신이 보는 순간 매료될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보고 또 보고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보려고 하라. 다만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말아라. 그걸 흘려서는 안된다.
그렇지만 실행은 어렵다. 왜 그럴까?
위 이야기는 사실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연금술사에서 뿐만 아니라 많은 전세계의 현자들이 다른 언어로 비슷한 내용을 이야기 하였고,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정답을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멋진 여행은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다는 이유로 쉽게 취소되고, 내 사업을 시작해야지 하는 구상은 망하면 어쩌지 하는 막연한 걱정을 핑계로 흐지부지 된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어느날 잠들려다 문득 이러다 아무것도 못할거다 라고 후회하고 다음날 일찍부터 일어나 다시 계획을 세워보지만 며칠 지나면 비슷한 사유들로 취소되고 흐지부지 된다.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라는 멋진 제목으로 카리브해에서 서핑하기부터 여럿 거창한 계획만 세우고, 어차피 버킷리스트이니까 죽기 전까지 하면 되지, 그렇게 쉽게 되면 버킷리스트가 아니지 하면서 합리화 하고 잊어버린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실 이 글은 나한테 준엄하게 내리는 경고이자 다짐이다.
원인#1 우선순위에 걸맞는 자원배분의 실패
어떤 책들은 계획은 세웠지만 실행을 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서 "우선순위"를 이야기한다. 가령 크리스텐슨의 "어떻게 당신의 인생을 평가할 것인가"라는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기업에서건 우리 인생에서건 전략은 시간, 에너지, 돈을 쓰는 방법과 관련해서 매일 내리는 수백개의 결정을 통해 창조된다.
인생의 분명한 목적과 전략을 세울 때 우리가 바라는 모든걸 적용할 수 있지만, 그런 전략에 어울리게 자원을 투자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종국에는 전략이 효과적으로 실행되지 않으면 좋은 의도도 의미없이 사라지고 만다.
당신의 자원흐름. 즉 자원 할당과정을 지켜보라
회사내 전략과 관련된 모든 것들은 자원 할당 단계로 나아갈 때 까지 의향에 불과하다. 기업의 비전, 계획, 기회와 기업이 겼는 모든 위험과 문제들에는 모두 우선순위가 정해져야 한다. 따라서 회사가 실행하는 현실적 전략이 되기 위해서 각 계획이나 문제들은 서로 경쟁한다
요컨대, 행복을 가져다 줄 멋진 경험에 대한 원대한 계획을 세웠더라도, 실제로 자원할당을 하지 않는다면 단순 의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원할당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 원대한 계획이 사실은 당신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한편으로 정말 그것이 당신의 우선순위였다면 당신은 그에 걸맞은 자원을 그 계획에 할당하였어야 한다.
지극히 타당한 이야기이다. 나의 경우에 비추어 생각하면, 내가 그동안 세웠다 흐지부지 되었던 계획들도 생각하면 적절한 자원을 배분하지 않았고, 결론적으로는 계획은 세웠지만 내가 진심으로 "우선순위"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드는 의문은... 분명히 나는 그것을 이루고 싶었는데, 그런데 왜 우선순위로 세우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그것을 이루고 싶긴 했었지만.. 실은 다른 것 보다 우선순위로 세울 만큼 이루고 싶지는 않았었다 라는 결론이 나온다. 즉 쉽게 말해, 그렇게 다른걸 다 포기하고 할만큼 하고 싶지는 않았었어 라는 얘기다. 다르게 얘기하면 그만큼 열정이 있지는 않았다 라는 얘기이다.
원인 #1-1 내가 원했던게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었던 원인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통찰력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청소년기부터 나는 음악가, 특히 록스타가 되기를 꿈꿨다. 폭발하는 기타 연주를 들을 때마다 눈을 감고 상상했다. 무대에 올라 열광하는 관객을 향해 기타를 연주하는 나. 사람들은 내 현란한 기타 솔로에 넋을 잃는다.
(중략)
반평생 넘게 품어왔던 꿈은 끝내 실현되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몸부림 친 뒤에야 마침내 그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다. 나는 사실 음악가가 되길 원한게 아니었던 것이다.
난 결과를 사랑했다. 사람들이 환호하며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를 휘저으며 혼신을 다해 연주하는 내 모습을 말이다. 하지만 과정은 사랑하지 않았다. 그래서 실패했다. 그것도 여러 번. 젠장, 심지어 실패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사실 안 한 거나 마찬가지다. 매일 지루하고 고된 연주 연습을 하고, 밴드를 결성해서 합주하고, 어렵사리 공연을 잡고, 지인들을 불러모아 챙겨주고, 차도 없는데 합주할 때 마다 무거운 장비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끊어진 기타 줄과 터져버린 진공관 앰프를 수리하는 그 모든 과정들에, 나는 열정적으로 임하지 않았다.
내 꿈은 거대한 산과 같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깨달았다. 난 그 산을 오를 마음이 별로 없다는 것을. 그저 정상을 상상하는 걸 좋아했을 뿐이었다. 우리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어쨌든 난 실패했고 낙오자이거나 루저다. 난 이기지 못했고 꿈을 포기했으며, 사회의 압력에 굴복했다.
하지만 진실은 이런 설명보다 훨씬 시시하다. 진실은, 내가 뭔가를 원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보상은 원했지만 투쟁은 원하지 않았다. 결과는 원했지만 과정은 원하지 않았다. 투쟁을 미워하고 오직 승리만을 사랑했다.
(중략)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똥 덩어리와 치욕이 널려 있다.
즉, 어떤 목표를 세울때는 그 목표 달성이 가져다 줄 달콤한 성취에만 주목하여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행동의 단계에서 그 행동을 위한 노력 즉 자원을 배분하여야 하지만, 그러한 노력을 할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아서 (또는 그럴 생각이 처음부터 없어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자원의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은 흐지부지 되어버린다는 얘기다. 그리고 사실 정확하게 나의 경우가 그랬었다.
"신경끄기의 기술"에서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를 고민하여, yes라는 답이 나오는 일을 하여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만큼의 열정, 모든 똥 덩어리와 치욕을 견뎌낼 만큼의 열정이 있는 일을 골라야 한다고.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고. 즉 열정이 없다면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고, 자원배분 또한 이런저런 사유로 미뤄지기 쉽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질문은, 만약 처음부터 어떤 목표에 대해 목표달성까지의 모든 고난을 이겨 낼 강렬한 열정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일까? 그러한 일은 하면 안되는 것일까? 개인차가 있겠지만 세상 모든 일에 동등하게 강렬한 열정을 지닌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우리의 목표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보고 행복해 지겠다는 것이고, 우리의 질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계획들이 계속 실행되지 못하고 좌절되는 데서 출발하였다. 어떻게 하면 실행 과정에서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에도 처음 계획을 세웠을 때의 마음으로 굽히지 않고 꾸준히 진행시킬 수 있을까?
질문: 어떻게 하면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그릿"에서는 열정은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고 관심을 증진시키고, 심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중에 평생 열정을 쏟는 일이 될지라도 처음 그 일을 접하는 순간은 잔잔하게 나레이션이 이어지는 영화의 첫 장면과 비슷하다.
(중략)
관심사는 자기 성찰을 통해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외부세계와의 상호 작용이 계기가 되어 흥미가 생긴다. 내 의지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게 만들 수도 없다. 지루한 감정은 느끼는 즉시 알지만, 새로운 활동과 경험을 대할 때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성찰하거나 알아차리지 못한다.
(중략)
관심사를 발견한 뒤 오랜 시간 주도적으로 관심을 발전시켜야 한다. 처음에 관심이 생긴 후에도 계속 그 일을 경험함으로써 거듭거듭 흥미를 유발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중략)
그릿의 전형들은 자기가 즐거운 일을 발견하고 그 관심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심화하는 법을 배운다. 초보자가 느끼는 새로움이 이전에 접촉한 점이 없는 대상에 대한 것이라면, 전문가에게 새로움은 이전과 미묘한 차이가 있는 대상이다.
위 글의 설명에 따르면 사실 어떤 일에 대해 처음에 열정이 많지 않은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열정은 키워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령 '카리브해에서 서핑하기'라는 목표가 있는데 카리브해를 가본적도, 서핑해 본적도 없다면 그 열정의 양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카리브해' 에서는 서핑해 본 적이 없지만 호주에서 서핑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서핑은 해본적 없지만 카리브해에 가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 '카리브해에서 서핑하기'는 더 많은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일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경험과 상호작용을 꾸준히 하는 것이고 그 목표에 대한 관심을 주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인 듯 하다.
이는 어찌보면 우리 상식과는 좀 맞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어서 세운 목표에 대해 그걸 완수하기 까지 필요한 노력을 감당할 만큼의 열정을 가지려면, 그를 위해 노력을 꾸준히 해야 된다는 사실이 말이다. 내가 하고 싶어서 목표로 세운 일인데 그 일을 좋아하려는 열정을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고? 얼핏 모순되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위 "신경끄기의 기술"과 접목해서 생각해 보면, 즉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사실은 그 성취가 가져다 주는 달콤함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똥 덩어리와 치욕을 포함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 목표에 대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양의 열정보다 훨씬 더 많은 열정이 필요한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무엇보다 그동안 수없이 계획을 세우고도 우선순위로 하지도 못하고 필요한 자원 배분도 하지 않은 채 흐지부지 되어 버린 일들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말이다.
Action Plan
그래서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워 본다
1.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여 내가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한 목록을 만든다. 목표달성이 주는 달콤함 뿐만 아니라 과정에 어떠한 일들이 널려있을지 까지 생각하라.
2. 각 item들에 대해 꾸준히 열정을 키운다. 주도적으로 관심을 키우고, 계속 흥미를 유발하며 세상과 상호작용 한다
3. 우선순위에 설정하고 걸맞는 자원을 배분한다
4.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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